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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수면일지를 써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걸 쓰면 좀 더 쉽게 잠들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셨다면, 덴마크에서 진행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에 주목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오르후스대학교(University of Aarhus) 연구팀은 “단순히 수면일지를 쓰는 것만으로 수면의 질이 나아질 수 있는가?”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실험을 설계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했을 때, 수면일지 작성만으로 수면의 질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는 않았습니다.
190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두 개의 그룹이 나뉘었습니다. 한쪽은 일주일간 수면일지를, 다른 쪽은 같은 기간 신체활동일지를 작성하도록 했죠. 이후 이들의 수면의 질을 ‘피츠버그 수면질 지수(PSQI, 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라는 검증된 기준으로 측정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수면일지를 작성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간의 수면 질 점수 변화는 크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일지를 쓰는 행위 자체만으로 수면이 좋아지지는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의외의 결과도 있었습니다. 실험 참가자 중에서도 평소 수면의 질이 낮았던 분들(PSQI 점수 5점 이상)의 경우, 수면일지를 쓴 후에는 수면 점수가 다소 나아지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이는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는 일지 작성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개념은 ‘측정 반응성(Measurement Reactivity)’입니다. 쉽게 말하면, 어떤 행동을 기록하거나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운동이나 식사 습관처럼 우리 의지로 조절 가능한 행동에는 효과가 클 수 있지만, 수면은 무의식적인 생리 작용이라 반응성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틴 파슨스(Christine Parsons) 박사는 “이번 결과는 수면일지가 무의미하다는 게 아닙니다. 특히 수면 문제를 겪는 분들에게는 자신을 돌아보는 데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억지로 기록하기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자신의 수면 습관을 살펴보는 수단으로 일지를 활용하라고 조언합니다. 무언가를 ‘고치기 위한 수단’보다는 ‘관찰하고 이해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수면일지를 써보신 적 있으신가요? 써보시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여러분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