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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를 유발하는 위계적 조직 문화가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예일대학교 연구를 통해 드러난 전두엽 기능 저하와 창의성 상실의 뇌과학적 메커니즘을 분석합니다.
직장인 A씨는 아침부터 긴장감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출근하자마자 들려오는 상사의 날 선 목소리 때문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이게 최선이야?”라는 큰 소리가 들리자, A씨는 몸이 굳고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이렇게 위계적인 조직 문화와 공포를 기반으로 한 리더십 환경에서, 우리의 뇌와 몸은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요?
이에 대한 해답을 뇌과학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일 대학교(Yale University) 신경과학자 아미 아른스텐(Amy Arnsten) 박사는 2009년에 발표한 연구에서, 뇌의 ‘전두엽(prefrontal cortex)’이 스트레스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밝혔습니다.
우리가 판단하고 집중하며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은 모두 전두엽에서 담당합니다. 그런데 이 전두엽은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른스텐 박사는 Nature Reviews Neuroscience에 실린 논문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돼 전두엽의 작동을 방해한다고 설명합니다.
마치 뇌의 중심 제어 장치가 일시적으로 꺼지는 것처럼, 사고력과 감정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전두엽의 신경세포 연결(시냅스)을 줄어들게 하고, 전반적인 뇌 기능이 약화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반면 감정과 본능을 담당하는 편도체(amygdala)는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를 자주 경험할수록 이성적인 사고는 줄고, 불안과 두려움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수직적이고 경직된 조직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매일 아침 공개적인 질책이 오가는 회의, 실수에 대한 과한 지적,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환경은 직원들의 전두엽 기능을 지속적으로 저하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불편한 감정을 넘어, 실제로 집중력 저하, 판단력 둔화, 감정 조절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른스텐 박사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질 경우, 사람은 본능적인 대응에 더 의존하게 되며, 장기적인 결과를 고려한 사고는 어려워진다”라고 경고합니다.
조직 내 스트레스 환경을 어떻게 조성하느냐에 따라 직원의 뇌 반응은 크게 달라집니다. 관리자와 리더는 과도한 압박이나 통제가 오히려 직원의 능력 발휘를 가로막고, 뇌의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반대로 신뢰와 안정감을 기반으로 한 분위기에서는 직원의 뇌가 더욱 유연하게 작동하고,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도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아른스텐 박사의 연구는 뇌의 구조적 변화뿐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일하고, 어떤 문화 속에서 일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합니다.
두려움이 아닌 신뢰, 강압이 아닌 자율, 질책이 아닌 존중이 중심이 되는 조직문화는 직원의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이는 곧 업무 만족도와 성과 향상으로 이어집니다.출처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