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단맛 수용체(TAS1R2, TAS1R3)와 수크랄로스 결합 구조를 보여주는 과학 일러스트

“제로칼로리 완전 정복?… 인간 단맛 인식 메커니즘 첫 규명”

인간의 단맛 수용체 구조가 세계 최초로 해독되었습니다. 아스파탐과 수크랄로스 같은 인공 감미료가 어떻게 달콤함을 유도하는지 밝혀낸 이번 연구는, 건강한 감미료 개발과 당뇨병 예방에 큰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설탕이든 아스파탐이든, 입에 들어오면 왜 똑같이 달게 느껴질까요? 그 비밀이 이번에 과학적으로 풀렸습니다.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 연구진이 인간의 단맛 수용체(TAS1R2+TAS1R3) 구조를 세계 최초로 분석해냈다는 발표가 있었는데요, 이 발견은 앞으로 건강한 감미료 개발과 당뇨병 예방에 실질적인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간 단맛 수용체(TAS1R2, TAS1R3)와 수크랄로스 결합 구조를 보여주는 과학 일러스트
인간 단맛 수용체 구조와 수크랄로스 결합 부위, 혀의 감각세포 및 미국 내 연간 설탕 소비량 변화 시각화 (출처: Cell, 2025)

단 하나의 수용체, 다양한 감미료에 반응하는 이유

우리 혀에는 다양한 맛을 감지하는 수용체가 있지만, 단맛을 감지하는 수용체는 TAS1R2와 TAS1R3 단백질이 짝을 이뤄 작동합니다. 놀라운 점은 이 수용체 하나로 설탕은 물론 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 같은 인공 감미료까지 감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고해상도 크라이오전자현미경(cryo-EM)으로 이 수용체의 입체 구조를 분석했고, 감미료가 어떤 방식으로 결합해 단맛 신호를 만드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습니다.

수크랄로스와 아스파탐, 같은 자리에 붙지만 방식은 조금 달라요

특히 주목할 부분은 아스파탐과 수크랄로스가 TAS1R2 단백질의 같은 부위에 결합한다는 점입니다. 이 부위는 일종의 ‘덫’처럼 생겨, 감미료가 들어오면 구조가 닫히면서 단맛 신호가 발생하게 됩니다.

같은 자리에 붙긴 하지만, 두 감미료의 결합 방식은 서로 조금 달랐는데요. 이런 차이는 향후 맞춤형 감미료 설계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왜 소량으로도 그렇게 달게 느껴질까요?

이번 연구는 단맛 수용체가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감미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아스파탐과 수크랄로스는 설탕보다 수백 배 강한 단맛을 내는데, 이는 수용체가 극소량의 감미료에도 즉시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연구를 이끈 찰스 주커(Charles Zuker) 박사는 “이 수용체 구조를 이해하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감미료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달콤함은 단순한 맛이 아니라 뇌까지 연결되는 기쁨

단맛은 단지 혀에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수용체가 자극을 받으면 그 신호는 뇌의 보상 시스템까지 도달해 ‘기분 좋은 자극’으로 이어지죠.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 게 당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뇌-미각 연결을 직접적으로 다루진 않았지만, 감미료가 어떻게 수용체에 결합하는지를 정확히 밝혀 이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식품과 건강관리 분야에 커다란 가능성 열어

이번 발견은 학문적 의미를 넘어 실용적인 가능성까지 보여줍니다. 식품업계는 이 구조 정보를 활용해 맛은 그대로지만 칼로리는 낮은 감미료를 개발할 수 있게 되었고, 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이나 체중 관리 중인 사람들에게도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더 나아가 이번 연구는 단맛 수용체 구조를 바탕으로, 단순히 맛을 내는 감미료가 아닌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감미료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합니다. 특히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은 고당분 식습관과 깊은 관련이 있어, 이번 발견은 당뇨병 예방 및 관리 측면에서도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단맛을 내면서도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 감미료가 개발된다면, 달콤함을 누리면서도 건강은 지킬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릅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를 두고, “당뇨병 종식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단맛만으로 당뇨병의 모든 원인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당뇨병은 고당분 식습관뿐 아니라 운동 부족, 비만,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대사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완전한 해결책’이라기보다는, 건강한 식단 설계를 위한 매우 중요한 퍼즐 한 조각이라 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단맛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감각입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는 단맛이 어떻게 시작되고 뇌까지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건강한 식습관을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감미료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는 2025년 7월, 국제 학술지 Cell에 게재됐으며, 원본은 The structure of human sweetness입니다.

여러분은 인공 감미료가 들어간 제품에서 어떤 단맛을 느끼셨나요? 제로콜라나 아스파탐 음료에 대한 경험을 댓글로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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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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